지난해 10월 이후 1년여 동안 운항이 중단된 북방항로 정상화에 청신호가 켜지고 있다. 북방항로는 속초항과 중국 훈춘∼러시아 자루비노를 잇는 국제해운 항로로 2004년 이후 동북아 연안의 혈맥 역할을 해 왔다. 그동안 이 노선에 취항해 온 동춘항운㈜이 경영난을 겪어온 데다 지난해 속초항 출항과정에서 발생한 선박사고로 장기간 운항이 중단상태가 이어졌다. 이후 동춘항운의 재운항이 어렵게 되면서 대아항운㈜의 신규 선사로 결정된 것이다.
속초시는 대아항운㈜과 이미 지난 4월 기본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항로 재개를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다. 대아항운㈜의 모기업인 대아그룹은 울릉도와 제주도 등 연안항로는 물론 한∼중, 한∼일 등 동북아연안의 국제항로를 운항한 경험이 풍부하고 북한의 경수로사업이 진행될 당시 속초∼북한 금호항을 잇는 항로에도 투입된 바 있다. 그 만큼 주변 사정에도 밝은 편이어서 항로의 조속한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특히 지난달에는 강원도와 속초시, 대아그룹의 관계자들로 구성된 대표단이 중국 길림성과 러시아 연해주를 잇따라 방문해 항로 재개를 위한 각종 실무적인 협의와 향후 상호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는 통관절차와 항만서비스를 개선하는 것은 물론 각국 중앙정부의 지원을 이끌어내는데도 공동노력을 펴기로 했다. 그만큼 항로의 조속한 재개의 필요성에 한·중·러 3국 지방정부의 인식이 일치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항로 재개 노력은 지난 29일 대아항운㈜이 신청한 해상여객운송사업 면허가 승인되면서 정상화의 가속이 붙고 있다. 이 항로가 아직 충분한 여객과 운송물량을 확보하는데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은 점을 감안, 강원도와 속초시 차원의 재정지원 방안도 적극적으로 검토되고 있다. 북방항로는 눈앞의 경제적인 성과보다는 상징적인 의미와 잠재력을 내다보면서 장기적인 안목과 전략적인 판단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초기의 손실보전 등 각종 행·재정적 지원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 특히 최근 남북관계가 극도로 경색되고 동해안과 북방의 교류협력이 차단되다시피한 상황이다. 따라서 이번 북방항로의 재개가 대 북방교류협력의 장기적인 교착국면을 타개하는 하나의 계기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북방항로의 전략적 중요성을 감안할 때 지방정부가 일단 실마리를 풀어나가면서도 중앙정부 차원의 전향적인 관심과 지원을 이끌어내는 노력이 병행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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