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국제물포럼·속초고성양양환경운동연합 ‘석호의 보전 및 활용방안’ 포럼
“하구 갯터짐 필요… 콘도 하수처리방류수 다른 곳으로 배출해야”
지난 10월 두 차례에 걸쳐 영랑호에서 전어 등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했다. 속초시와 전문가들은 매년 반복되는 영랑호 어류 폐사의 원인과 대책 찾기에 고심하고 있다.
지난 7일 오후 속초시 강원국제관광정보센터 지하 1층 세미나실에서 춘천국제물포럼과 속초고성양양환경운동연합이 연 ‘석호의 보전 및 활용방안’ 포럼에서 이와 관련한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주제발표= 김범철 강원대 환경과학과 교수는 ‘영랑호의 부영양화와 산소고갈 실태’란 주제발표를 통해 어류 집단 폐사의 원인과 대책을 짚었다.
김 교수는 “영랑호의 부영양화로 호수 심층에 산소가 고갈되고 유독성 황화수소가 발생해 어류 생존이 어려운 상태에서, 바람이 강한 날 심층의 무산소층과 유독기체인 황화수소가 표층으로 확산돼 어류가 폐사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실제 2009년 9월 25일 바람이 강한 날 어류 폐사가 발생했다고 했다.
김 교수는 “호수의 부영양화는 하수와 하수처리장 방류수, 오염된 지하수에 의해 인과 질소가 유입돼 식물프랑크톤이 증가하며 발생하는데, 식물프랑크톤이 가라앉아 썩으면서 심층의 산소고갈 현상이 나타난다”며 “무산소층에서는 어류에 독성이 있는 황화수소와 암모니아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수에는 인 함량이 높고, 담수에는 질소함량이 높아 영랑호와 같은 기수역은 자연적으로 부영양화가 되기 쉽다”고 덧붙였다.
그는 “영랑호의 경우, 1966년에는 유산소층이 표면에서 5m였으나, 2011년 11월 1일 조사에서는 1m 이하로 감소했다. 이는 과거에 비해 부영양화가 심화됐다는 것”이라며 “영랑호는 3m 이하는 거의 해수에 가깝다”고 했다.
김 교수는 영랑호의 부영양화 대책으로 “하수를 고도처리해 인과 질소를 제거해야 한다”며 “하수처리장 방류수의 인농도 기준을 0.1㎎/L에서 부영양화 인농도의 기준인 0.03㎎/L이하로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기타 방법으로 호수 심층에 산소 공급과 무산소 심층수의 배출을 제시했다.
한동준 강원도립대 소방환경방재과 교수는 ‘경포호의 생태환경변화 및 종합계획에 대한 발표에서 “2004년 경포호 하구의 수중보 철거 후 수질개선 효과는 있었으나, 호수 내부는 해양생태계로 변화돼 이를 어떻게 봐야 할지 고민”이라고 했다.
◆토론=진장철 춘천국제물포럼 운영위원장(강원대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토론에서 허우명 강원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영랑호의 어류폐사는 겨울에도 광합성이 안 돼 발생하는 등 여러 원인 때문이라 어류 폐사를 막기가 어렵다”며 “우선 근본 원인은 하구의 심한 폐쇄에 있는 만큼 갯터짐부터 이뤄져야 하고, 영랑호의 대표적 오염원인 한화콘도의 하수처리방류수를 다른 곳으로 배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희섭 속초고성양양환경연합 집행위원장은 “영랑호는 이미 해수화 돼 석호 기능을 상실했다. 석호 주변의 난 개발을 막고 석호만의 생태와 수질기준 등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장석근 환경연합 공동대표는 “호수 주변에 갈대 숲 등 완충지역이 있고 갯터짐이 이뤄져야 하고 밖에서 들어오는 오염원을 차단해야 한다”며 “석호에 대한 이용방법보다 석호로 존재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게 먼저다”라고 했다.
강남일 청정강원21 사무국장은 “석호 보존을 위해 람샤르협약에 등록해 개발을 제재하고 그에 맞는 보존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으며. 조성은 속초해오미21 사무국장은 “영랑호 보존과 이용에 대해 상호 이해와 존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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