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시작되었는데 말없이 한해가 저물어갑니다. 이렇듯 추워지는 이 계절에 어려운 이웃들의 삶은 더욱 궁핍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11년이란 긴 세월이 흐른 뒤 속초 생모리츠아파트 건축은 완공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진정 분양받고 권리를 주장해야할 그 땅의 주인들은 돈 한 푼 못 받고 어렵게 살고 있습니다. 50년 이상 달동네에 살던 내 터전을 잘 살게 해주겠다는 달콤한 현혹에 그 땅을 고스란히 내 놓았습니다. 어르신들은 무엇인지 모를 서류에 인감도장도 찍어주고 마냥 기다렸지만, 형편은 가난에서 벗어날 수 없었습니다. 내 보금자리에 살 수 있을 거란 희망도 너무나 긴 세월에 지치고 돌아가신 분들도 계십니다. 이제야 무언가 잘못됐다는 사실에 자녀들도 나서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습니다.
우리 65명의 조합원들은 뒤늦게 서둘러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조합원들은 나섰지만, 너무 미약하고 늦어 버린 탓과 현 조합장이 관련 서류를 전혀 공개하고 있지 않아 어떻게 손을 써야 할지 암담했습니다. 하지만 서서히 가닥이 잡혀갔습니다. 한 가닥의 희망은 준공날짜를 늦추는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속초시장님과의 면담을 어렵게 청하여 이러한 사유를 전하고 준공날짜를 늦추어줄 것을 담당자에게 확인받고 돌아왔지만, 이틀 후 준공허가를 내주었습니다. 분통과 억울함에 노인들은 쓰러지고 자살까지 기도하려는 조합원들이 있어 아수라장이 되었습니다. 시위도 힘 있는 사람들이 시위지 몸이 불편한 노인들과 일일 생계에 매달려야하는 사람들은 그것조차 쉽지 않고 미약하기만 합니다. 이런 현실이 너무나 안타깝고 슬프기도 하고, 돈 없고 힘 없는 병든 노인들, 민초들은 억울하게 당하고 살아야 하는지, 우리가 왜 내몰려야하는지, 뒤늦게 법적인 소송을 하여 우리 지분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습니다.
현 분양가는 육백만원 이상 되지만, 지금 와서 조합원들에게 입주는커녕 위로금 명분으로 평당 백만원이라도 돌려주겠다고 생색을 내는 시행사의 태도에 조합원들은 멍이 들고 있습니다.
현 조합장은 분양만 되면 곧 지분을 돌려 줄 것이라고 하여 노인들은 아파트가 분양되기를 기다렸습니다. 그러나 분양되면서 모든 게 왜곡된 의문 투성이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우리의 정당한 지분의 권리를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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