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속초 고속화철도 예산이 KDI(한국개발연구원)의 예비타당성(이하 예타)조사 결과 없이 심의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 예산안을 최종 의결할 본회의가 4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예타 재조사 결과가 나올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도와 도 정치권에 따르면 KDI는 두 달 넘게 `검토 중'이라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국토해양부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KDI의 예타 진행이 어떻게 되고 있는지, 왜 나오지 않고 있는지, 언제 발표할지 파악조차 할 수 없다”며 “이렇게 된 이상 먼저 예산을 잡고 이후에 예타를 보완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철도 전문가들은 여야 모두 `예타 결과가 없어 예산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논리를 펴선 안 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과거에도 `선(先)예산 후(後)예타'로 사업을 진행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특히 호남고속화철도는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 핵심 지표인 비용편익(B/C)이 1에 미치지 못했음에도 `선제적 사업'을 이유로 추진한바 있다. 이 때문에 춘천~속초 고속화철도도 향후 시베리아횡단철도 및 남북경협을 위해 선제적 사업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에 이은 이희호 여사와 현정은 회장의 조문 등 새로운 남북관계 정립이 필요한 상황에서 장기적인 안목으로 관련 철도 SOC를 준비해야 한다는 지론이다.
춘천~속초 고속화철도 예산은 이명박 대통령 등 역대 대통령을 비롯해 여야 지도부가 약속한 현안이다. 20년이 넘게 계속된 약속이었지만 `공약(空約)'에 그쳐 이번에도 `강원도 자존심' 예산을 반영하지 않을 경우 민심 이반도 우려된다. 도내에서는 이 예산이 반영되지 않을 경우 내년 4·11 총선과 대통령 선거에서 정치권을 심판하겠다는 여론이 팽배해지고 있다.
국회 한 관계자는 “내년 예산안 중 국토위 예산은 예산 중 가장 늦게 28일이나 29일 심의될 것으로 보인다”며 “도의 20년 숙원이 이제는 좀 풀렸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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